아우님,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.

      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배우는 것입니다.

       시장에서 본 자들은 과거시험을 치러 벼슬할 수 있을테지요.

       그러나 덕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. 번드레한 옷을 입고 청산유수로 말을 하나,

       마음 속 거울에 자기를 비춰 보지 못하였지요. 책 읽기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.

       벼슬을 위해 공부했을 뿐 진정 사람이 되는 공부는 하지 않은 탓이지요.

       내가 아우님과 함께 이 추운 방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

       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출세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.

       멋진 사람이 되려는 것입니다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<간서치 형제의 책 읽는 집-책만 읽는 바보 이덕무 이야기> 중에서.   김주현 글, 윤종태 그림,  개암나무